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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[대구고법] 자유로운 의사결정 할 수 없는 상태
근로자가 컨베이어 아래에 왼쪽 다리가 깔려 폐쇄성 골절 등의 부상을 입는 업무상 재해를 당한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(PTSD)와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(CRPS) 등을 겪다가 우울장애가 발병해 극단적 선택을 했어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.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되어 보험사의 면책약관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.
대구고법 민사1부(재판장 정용달 부장판사)는 7월 7일 한화손해보험이 숨진 근로자 A의 배우자와 딸을 상대로 "3억원의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하라"며 낸 소송의 항소심(2025나11137)에서 이같이 판시,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.
A는 생전에 피보험자를 자신, 사망 시 보험수익자를 법정상속인 내지 배우자로 하여 한화손해보험과 일반상해사망보험금 합계 3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3개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다. 각 보험계약의 약관에서는 '피보험자의 자살' 또는 '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'를 면책사유로 정하면서도, '다만,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'고 규정하고 있어 이 부분이 쟁점이 됐다.
재판부는 "A는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과 같은 정신적 · 육체적 장해를 입었고, 그에 따른 극심한 정신적 · 육체적 고통으로 주요우울장애가 발병하였다고 인정된다"며 "위와 같은 이 사건 재해와 A가 입은 정신적 · 육체적 장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, 주요우울장애의 발병 경위에다가, 주요우울장애의 치료기간 및 A의 호소 등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증상의 정도, 자살 무렵 A의 신체적 · 정신적 상황, A가 복직 이후 회사 업무에 느꼈던 부담의 정도, A를 에워싸고 있었던 주위상황, A가 자살을 선택하게 된 동기나 계기가 될 수 있는 다른 사유가 나타나 있지 아니한 점 등을 모두 참작해 보면, A는 이 사건 재해 이후 극심한 정신적 · 육체적 고통을 겪으면서 발병한 주요우울장애로 인하여 정신적인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빠져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"고 밝혔다.
재판부에 따르면, A는 2019년 4월 업무상 재해를 입고 체외금속고정술 · 동맥간 우회로조성술 등의 수술을 받은 후 '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, 체온 변화, 통각과민' 등의 증상을 호소했고, 이에 대해 병원 주치의는 '복합부위 통증 증후군'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. A는 또 적응장애를 진단받았고, 비기질성불면증으로 2차례 진료를 받았으며, 16차례에 걸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관한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았다. A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검사 당시 '매사에 흥미나 즐거움이 거의 없다', '기분이 가라앉거나 우울하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' 등의 질문 항목에 '거의 매일'이라고 체크했고, 그 결과 '중간정도 우울감'이 있다고 판정되었다. A는 약 2년간 요양치료를 받은 후 2021년 4월 복직했으나, 1년 뒤인 2022년 4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.
재판부는 "A는 정신질환이나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신체 외부로부터 작용한 힘에 의하여 사망한 것이므로, A의 사망은 제 1보험계약 면책약관에서 정하는 보험금 부지급사유인 '자살'에 해당하지 않는 한편, 제 2, 3보험계약 면책약관 단서에서 정하는 보험금 지급사유인 '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'에 해당한다"고 밝혔다.
법무법인 마중이 피고들을 대리했다.
판결문 전문은 대구고등법원 홈페이지 참조
출처 : 리걸타임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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